중학생이 되자 전세계는 바야흐로 16비트 컴퓨터 시대에 도래하게 됩니다.
전 이제 재믹스를 접고(^^) 컴퓨터 키보드를 잡습니다.
형친구가 우연히 들고온 소수 어드벤쳐 매니아만 알고 있는 윌리 비미쉬의 모험~!
그게 저의 어드벤쳐 게임의 시작이었죠.
그뒤 인디아나 존스, 원숭이 섬의 비밀, 어둠의 씨앗, 셜록홈즈, 어둠의 장막, 태양신의 단도 등등
어드벤쳐라면 이유불문 구매했죠.
특히 에어리언의 창시자 H.R.Giger가 디자인한 어둠의 씨앗 패키지 디자인는
그를 몰랐던 어릴시절에도 굉장히 인상적이었죠.
어드벤쳐의 특성상 대화가 많은 관계로 영어사전 뒤적이며
5.25인치 디스켓 10여장 교체해가며 밤을 지새웠다는...
당시 어드벤쳐의 대명사였던 SIERRA사는 현재 블리자드사에 버금 갔었는데...
거기 사장님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는지.....ㅡ.ㅡ;
그 추억을 잊지 못해 대학생이 되자 다시 어드벤쳐 게임을 시작했었지요.
사이베리아, 롱기스트 저니, 미스트, 런어웨이, 스틸라이프......
특히 사이베리아~~~~~~
20세기 모더니즘 시대를 배경으로 기계주의 미학의 철골 구조물, 아르누보 스타일의 건축물은
스팀펑크적 인간을 꿈꾸는 로봇과 증기기관 열차와 맞불려 하나의 거대한 철학과 세계관을 구축합니다.
그리고 너무도 아름다운 러시아 시베리아스러운 자연풍광 더불어 최고 사치를 제공합니다.
엔딩 장면엔 살짝 눈물이 고였죠~T.T
기획, 그랙픽, 사운드 등등 어느 한군데 흠잡을 때가 없었던 게임이라기보단 하나의 아트 그 자체였다는...
사이베리아1,2는 롱기스트 저니1, 둠3와 더불어 개인적으로 제 인생 최고의 게임이라고 꼽습니다.
어드벤쳐 게임은 게임 유져의 자유도는 장르 중 가장 떨어지지만,
아티스트가 만들어 놓은 거대한 세계관 속에서 한편의 감동적인 영화를 감상한 듯한 것이
가장 큰 매력이지 싶습니다.
아마 그때부터 잠재적으로 게임 아티스트를 꿈꾸었나 봅니다.
현재 그 수익구조상 어드벤쳐의 쇠락은 어드벤쳐 매니아로써 가슴이 아프네요.
어드벤쳐의 부활과 중흥을 꿈꾸는 상상은 너무나도 달콤하고 순진한 바램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