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파츠별로 그려보고 있는 중이다.
베이스먼트를 그릴 때 난감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악마에도 속하지 않았고, 천사에게도 속하지 않은 신을 표현하는 생명체나 자연물이 무언가...냐는 것이었다. 특히 날개를 그릴 때 말이다. 악마는 으레 박쥐 날개나 용가리 날개를 달고 있고(특이하다 싶으면 곤충 날개나), 천사는 비둘기 날개(특이하다 싶으면 독수리 날개??)를 달고 있어서... 내 말은, 숱하게 그런 이미지들이 많이 있어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고민 중에 용암이 흐르는 바위들로 날개를 표현하고, 둥둥 떠다니게끔 만드는 게 좋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용암의 화염은 또 측면에 위치한 여신들의 한 쪽 팔과 연결되어 화려한 날개를 만들테고, 더 나아가 소용돌이 치는 부분을 표현하여 cg랜드 마크를 만들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다리를 꼬고 좌석에 앉히고 싶었는데, 생각해 보니 예전 도미넨스 워에서 그런 포즈를 본 적이 '확실히' 있는 것 같아서 패스했다. 원래 계획상으로는 노인네 여신은 광포함을, 다산의 여신은 생명부여를 표현하고, 가운데 앉아서 복수를 관장하는 젊은 여신은 '성숙'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그런데 그럼 너무 뻔한 모습이 나올 것 같아서 (절대 관능미를 표현하는 데 자신이 없어서 그런 건 아니다!)...
섹시한 여신보다는 뭔가 의미가 한껏 들어있는 여신을 만들고 싶었다.
...물론 그러는 와중에 섹시함은 덤으로...
아무튼 가운데 여신은 '슬픔'을 담당하게 되었다. 얼굴이나 몸매는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지만, 복수에 대해 고뇌하고, 그 내면에서 억눌리게 되는 '슬픔'을 외향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았다. 특이해 보이지 않을까? 다들 복수심에 가득차 서로를 죽이고 살리고 하는 전쟁터에서 - 도미넨스 전장터 - 복수의 신이 등장한다. 여기까지는 전혀 특이할 것이 없지만, 복수의 신이 무덤덤하게 '복수하시지'라며 명령하는 것보다 복수를 선택해야만 하는 이들과 그것 때문에 일생을 버려온 영혼들을 보고 불쌍하는 모습이 보인다면 뭔가 이색적이지 않겠냔 말이다.
아무튼 그런저런 이유로 앞의 녀석은 숭고하게 손을 모으고 슬프게 복수자들을 바라보게끔 묘사하기로 하였다.
가능하면 저 뿔도 뺄까... 생각 중이다.